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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소나타 | 피아노 소나타 32번 c minor Op.111 - 1악장 피아노: 빌헬름 박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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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상한나라 작성일16-04-01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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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ethoven - Piano Sonata No.32 in c minor Op.111

빌헬름 박하우스 (피아노)

Wilhelm Backhaus (Piano)

1961 Stereo

 

 

그의 작품 중에 특히 낭만주의적 성향이 두드러지는 곡은 대표적으로 후기에 속하는 5곡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1815년 이후에 발표되어진 op.101번(no.28)~op.111번(no.32)라고 할 수 있습니다. 베토벤은 엄격히 말하자면 낭만주의시대의 작곡가는 아니지만 그의 후기 작품 속에서는 이미 낭만주의 시대로 발돋움 하려는 시도가 많이 보이고 있습니다.

베토벤이 남긴 피아노 소나타는 모두 32곡. 그 중에서 30, 31, 32번 세 곡이 ‘후기 피아노 소나타’로 불린다 (op. 109, 110, 111). 이 세곡은 베토벤의 만년에 만들어진 작품이며, 그의 파란만장한 인생 역정의 마지막 부분을 용해 시켜 놓은 듯한 농도 높은 걸작이다.

베토벤은 후기로 갈수록 고전주의 형식을 붕괴를 시도했으며, 피아노 소나타에서도 그러했다 (14번 ‘월광’에서 처음에 느린 악장을 도입하고 긴 반복음형을 사용하고 제시부와 전개부의 경계를 흐리게 하면서 이미 시작되었다). 전통적인 3악장 소나타 형식을 벗어나, 30번과 31번은 4악장, 32번은 2악장 형식을 취했다. 단순히 악장의 수 뿐만이 바뀐 것이 아니라, 확장 기법이나 푸가 등의 형식이 나타나며, 연주 기법에서도 낭만주의의 태동을 예고하는 점들이 보인다. 중기의 작품들이 거대한 형식을 지니고 있고, 베토벤 자신의 비극적인 삶에 대한 격렬한 투쟁 의지의 표출이었다면, 후기의 소나타는 좀더 인생을 달관하고, 숙고하고, 명상하는 태도라고 할 수 있다.

이 작품은 특이하게도 2악장 구성이다. 들은 바로 혹 자는 이러한 구성을 보고는, 이건 베토벤 또는 출판한 사람들의 실수다. 어디엔가 3악장이 있을 것이다. 라고 말했다고 한다. 하지만 소나타 형식이라던지 형식이라는 면을 떠나서 이 곡을 한번이라도 들어본 사람은 이런 의견을 감히 낼 수가 없을 것이다. 천지를 개벽하는듯한 광음이 울려 퍼지는 1악장에 이어진 2악장. 그 2악장은 마치 인간의 세계를 초월한 천상의 세계를 노래하는 천사의 노랫소리며 울림이다. 그것으로 모든 천지창조, , 나아가서 우주와 내면의 세계까지 완성된 것이며 더 이상의 무엇은 없는 것이다.

 

 


피아노 소나타 32번, Piano Sonata No.32 in C minor, op.111 - I. Maestoso - Allegro con brio ed appassionato

날카롭게 죄어드는 긴박한 악상이다. 힘있고 정열적으로 치고 들어온다. 긴장감과 함께 불안감이 조성된다.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안감이란 항상 존재하지 않는가? 그러나 짧다.

서주부에서 도전적으로 내려치는 울림은 흔히들 말하는 것처럼 격렬하다고 표현하기 보다는 차라리 비장하고 엄숙하다 이야기 하고 싶다. 그 뒤에 깊이 스러질 듯 하다가 장중하도록 퍼져 나오는 화음은 간신히 간신히 사력을 다하여 내딛는 발걸음과도 같아서.... 저 밑에서부터 솟아오르는 트릴이 긴장 속에서 투쟁적인 1주제를 불러오고 번뇌의 그림자가 따라붙는 가운데 열망의 불꽃은 끝없이 이어진다. 기력은 점점 쇠하여지고 악화되어 가지만.. 그러나 대위법으로 고조되는 선율은 다시 정상을 향하여 굳건히 치솟아 오르는 모습을 그려낸다. 몇번이고 스러질 듯한 선율을 통하여 베토벤은 깊은 나락으로 떨어질듯한 심연의 문을 통과하는 것이다. 그리고 다시 정상을 향하여 내달리고.. 어쩌면 그가 여기서 그려내는 것은 청각을 잃기 시작했을 무렵 하일리겐슈타트의 유서를 썼던 심정과 비슷한 것이었을지도 모르겠다.. "비참함....... 정말로 비참한 삶을, 그리고 아주 사소한 변화조차 나를 최상의 상태에서 최악의 상태로 전락시키는 예민한 육체를 지탱해 왔다. ...인내!.... 라고 흔히들 말하지만...... " 그의 깊은 심지가 되는 어두운 그림자.. 이 비극의 뇌성을 가슴으로 철저히 간파하지 않고는 우리는 이 소나타에서 표현하고자 하는 그의 의지를 궤뚫을 수가 없다. 이 비참하고 끔찍하기만 한 울부짖음에 동참하고 있노라면 몹시도 헐떡거리는 그의 강렬한 숨소리가 들려오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 이 노래는 마치 폭풍 속을 미칠 듯이 헤매고 다닐 때의 광기서린 그의 호흡과 맞부딪히는 절규의 리듬인 것이다.

박하우스의 모든 32번 연주의 특징은, 1악장의 강약이 몸서리칠 정도로 강하다는 것과, 2악장이 전체적으로 매우 빠르다는 것입니다. 2악장의 경우 보통의 연주가들이 16~19분 사이를 유지하는데, 박하우스의 경우는 13분대에서 곡을 끝맺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거부감이 들 수도 있겠지만, 덕분에 3변주 이후 나타나는 4변주 및 곡의 주제가 희미해지는 부분에서 주제의 틀을 느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연주가 자연스럽게 들리는 것은, 박하우스만이 가지고 있는 추진력과, 확실한 강약의 표현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매우 거침없는 이 연주는 처음부터 3변주를 갈구하듯 치달아가고, 클라이맥스를 지나 4변주 이후 주제가 희미해지는 부분에서조차 5변주의 천상의 세계로 치달아가는 추진력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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