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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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여 당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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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상한나라 작성일16-02-07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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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____가고가고
그런데
바다여 당신의 바람은
먼지를 날려 보내
번뇌로 속속들이 가라앉은

그리고
바다여 당신은
멍이가 가고 없는 여기
빈 자리에 홀 남은
나의 눈물을 마르게 해

파도에 모래성이 씻겨가듯
멍이의 쌍꺼풀은 아련하고
아가의 잠자는 숨결모양
심해의 밑을 미끄러져 가는
서러운, 찬란했던 옛사랑

바다여 당신은 정녕
멍이를 삼켜버린 고래...

#2____ 정념(情念)
그래도
바다여 당신은 情이 있어
검은 빗 속에 다가오는 섬이며
한 마리 갈매기의 위로며
나는 다시 노래하고 사랑하게 되며
흰종이에 무어라 써 보게 돼

바다여 당신은
멍이의 초혼제를 치룬
나의 애첩

바다여 당신은... 당신은
무던히 한(恨)을 풀어 짙푸른
영원토록 나의 나라....
 
 
지금은 그렇지않지만 한동안
"바다가 좋아요?", "아님 강이 좋아요?"...
이런 질문을 하면서 사람의 성향을 가늠해본 일이 있었다
실상은 바다에도 <흐름>이 있건만 나는 항상 강(江)물만이 흐른다고 생각해왔다
강과 세월을 비유하는 시는 언제나 내 마음을 사로잡았다
바다는 정체되어 흐르지 않고 머물러 있는 것이라고 맹신하게 된 것은
참으로 사랑했던 사람을 바다에 묻었기 때문이다
이별은 죽음보다 깊은 상처로 남았기에 난 그 사람을 이젠 세상에 없는 사람으로...
바다를 바라보며 그렇게 초혼제를 치루며 보냈다
그 사람이 어디 있는지 어떻게 하면 만날 수 있는지 알지만
그렇게 하고 싶을수록 난 그저 바다만 생각한다
나 같은 사람을 사랑했던 멍청한 아이, 그래서 멍이로 불리게 된 한 사람...
그런 멍이를 묻은 바다...
그래서 나에게 있어 바다는 강물처럼 흐르면 안되는 것이다
항상 어디론가 흘러가버리지 않고 늘 내 앞에 머물러 있어야 하는 바다...
강과 세월처럼 흘러서 잊혀지면 안되기에
나에게 있어 바다는 <정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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