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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을 떠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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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상한나라 작성일16-02-07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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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는 해 아래 정취가
패 놓은 나무새와 함께
불쏘시개가 되는
떨구어진 나락이며
갈 곳을 찾는 나의 몸짓에
진한 적막으로 깔려온다

보냈던 날들
나의 모든 언어가 피로 물들였던 동경
이제는 사뭇
나부껴 나뒹굴다 낙엽이 되어
하얗게 피어 날 가을을 떠나야지

썩은 순무를 캐는
어느 농가 할머니의 얼굴로
긴긴 세월의 횡포가 구겨지고
땅을 치는 할머니의 호미는
옷깃에 스민 할머니의 가을을 恨하며
팔자타령을 한다

마당질을 마치고 묵어가는
허허벌판의 볏짚 냄새처럼
주검도 썩지 못하는 가을
허무의 정령으로 무시의 길손처럼
철 이른 검은 외투를 챙기고
가을을 떠나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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