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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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야만 하셨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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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상한나라 작성일16-02-07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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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난곡이 있었다
동산서 단조의 기도로 시작된
아바 아버지여 나의 잔을 높이 듭니다
아버지의 뜻대로
 
종지부를 향한 빠른 속도
그 밤 이슬에 씻긴
피땀, 그 연연한 흐름
휘장이 찢기기 전
장조의 종지화음이 스케치 되었다
바흐의 많은 작품이 그렇듯
 
그 사랑
길이와 넓이와 깊이에
울어도 보지 못한 채
주의 쓴 잔에
나의 죄가 피로 잔을 채워가고
그 때마다 가시관의 이즈러진 얼굴과
로마의 못치는 소리가
심장의 고동처럼 뚝뚝 들려온다
 
새벽녁 주님과 마주친
처절한 베드로의 눈물이
훗날 그래야만 하셨는지를 묻고 있는
낮고 높은 골고다에서
용서와 자비를 구하는
내 영혼에 뜨겁게 젖어들면
어느새 수난곡은 장조로
영광을 합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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