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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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앉은뱅이 나무>의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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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상한나라 작성일16-02-07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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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등성이 조그만 숲에도 겨울은 왔다
겨울은 그 숲의 벌거벗은  나무들에게  참으로 추웠다
세상에 의미없이 던져진 존재가 있을까
그 숲의 나무들도 아름다운 우주의 형상을 하고 있음을
"앉은뱅이 나무"는 알고 있다
여기 조그만 산등성이에서 모두가 나무로 만날 수 있었던
우주의 섭리를 "앉은뱅이 나무"는 늘 힘겨워했다.
주위의 나무들보다 키가 커서,
 
아니면 아름다워서 돋보이려 했던 건 아니었는데
"앉은뱅이 나무"는 언제인가 숲 위로 드러나게 되었다
여러개의 시계추가 시간이 지나면 모두 똑같이 움직이듯
조그만 산등성이 어린 나무들은 한결같이 종종걸음이다
"앉은뱅이 나무"는  그런 종종걸음도 할 수가 없다
한 키 더 커버린 탓에 앞에서 헤치는 일이
뒤따르는 것 보다 힘들다는 걸 너무 일찍 알아버린걸까
일어서려다 자꾸 주저앉으며 그럴 때마다
포기의 습관에 스러져간다
나무는 땅에 뿌리를 내려야하건만
뿌리가 땅 깊은 심연에 닿으려 할 때 조그만 숲에선
 
어떤일이 있었을까
뿌리 삭은 큰 키의 "앉은뱅이 나무"는 혼자이고 싶다
앉아만 있고 싶은 그 슬픈 자유를 "조그만 숲"들아!
  "앉은뱅이 나무"를 잊어줘........
자꾸 주저앉는 것보다 잊는 일이 쉽겠다 싶어
참,,  짧은 삶을 뿌리없이 살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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