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태일 님 / 달빛
페이지 정보
작성자 이상한나라 작성일16-02-19 23:33본문
달빛 속에서 흐느껴본 이들은 안다
어째서 달빛은
서러운 사람들을 위해 밤에만 그렇게 쏟아지는지를
달빛이
마냥 서러워
새들도 눈을 감고 두근 거리는 가슴으로 세상을 껴안을 때
멀리 떠난 친구들은 더 멀리
떠나고
아직 돌아오지 않는 기별들도 영영 돌아오지 않을 듯 멀어만 가고
홀로 오솔길을 걸으며
지나온
날들을 반성해본 사람들은 안다
달빛이 서러워
오늘도 텅 빈 보리밭에서 통곡하는 종달새들은 안다
남의 일
같지 않은 세상을 힘껏 껴안으며 터벅터벅 걷는 귀가길이
왜 그리 찬란한 가를 아는 이는 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