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옥란 님 / 새벽이 오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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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상한나라 작성일16-02-21 23:13본문
시계를 거꾸로 걸고
12월도 앞쪽으로 옮겨놓고
커튼을 젖히고 겨울바람을
방으로 끌어들인다
별빛이 쫓아
들어온다
그릇에 붙어있는 밥알이
네 팔자소관이라던
시어머니의 지긋한 해명처럼
좀 처럼해서 떨어지려 하지
않는다
옆구리에 문이 달린 세탁기는
더러운 성질 부리다 정신을 잃어버린
어느 날의 내 모습처럼
허연 거품을 연방
뿜어내며
질식도 않고 잘도 놀고 있다
가슴이 답답한 걸 보니
꾸역꾸역 주워담았던 세월이
또
역겨운가보다
내 안에서의 탈출
사뿐히 내려앉을만 한 것 같아
아래를 내려다본 세상은
맷돌 돌아가듯 빙빙
돌고
시계를 바로 걸었다
12월도 제자리에 옮겨놓고
물밀듯 밀려오는 모든 것을 용서했다
새벽이 오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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