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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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미 님 / 그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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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상한나라 작성일16-02-08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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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연애시를 써도 모를거야
사람들은, 그가 누군지
한 놈인지 두 놈인지
오늘의 그대가 내일의 당신보다 가까울지
비평가도 모를거야
그리고 아마 너도 모를거야
내가 너만 좋아했는 줄 아니?
사랑은 고유명사가 아니니까
때때로 보통으로 바람피는 줄 알겠지만
그래도 모를거야
언제나 제자리로 돌아오는 건 습관도
뭣도 아니라는 걸
속아도 크게 속아야 얻는 게 있지
내가 계속 너만을 목매고 있다고 생각처럼
사진처럼 안전하게 붙어 있다고 믿으렴
어디 기분만 좋겠니?
힘도 날거야
다른 여자 열 명은 더 속일 힘이 솟을거야
하늘이라도 넘어갈거야
그런데 그런데 연애시는 못 쓸걸
제 발로 걸어나오지 않으면 두드려패는 법은 모를걸
아프더라도 스스로 사기칠 힘은 없을걸, 없을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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