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선주 님 / 경마장

세상 뒤집힌 사람들이 모여
환락의 잔치를 벌인다
저마다 꿈을 안고 투전이다

이랴! 역경을 뛰어 넘자
가는 말에 채찍질
백만 원짜리 말
십만 원짜리 말
제각각 제 몫 하려 아우성이다

아우성에 뒤에 무너지는 사람들
빈 껍데기 한 움큼 짊어지고
삶의 토굴 속으로 추락한다

죽음의 잔치다
말 고비 높이 당겨
하늘을 오르겠는가

추락을 맛본 자만이
죽음의 미소를 짓는다
추락잔치가 끝난 경마장엔
추한 양심들만 휴짓조각 나
어지럽게 뒹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