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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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왕노 님 / 비밀 연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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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상한나라 작성일16-03-18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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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마다 내가 흘린 피가 모이고 모이는 곳에 내 물고기 여자는 살고 있다.
내 피로 살찐 번뜩이는 비늘로
피의 잔물결 잔물결을 무동처럼 타며


물고기 여자 심심하지 마라고 내 피가 가득 고인 그 연못가에 가
내 생의 현을 긴장시켜 켜기도 한다.
생이 켜질 때마다 일어난 파문이 물고기 내 여자에게 번져가
하루 종일 가려웠던 목숨을 긁어주기도 하고


날마다 내가 흘린 피가 모이고 모이는 곳에 내 물고기 여자는 서식하고 있다.
내 피로 생태계를 이룬 그 연못
내 피로 자라는 붕어 말 부들 갈대 사이로 오가는 내 물고기 여자의 사랑



날 저물어 거리가 식고 하루가 식어갈 때도 채 식지 않는 내 뜨거운 피의 연못 속에서
내 물고기 여자의 사랑은
어류에서 포유류로 진화하고 있다.
사랑을 따려 직립하고 사랑을 밝히려 불을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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