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영 님 / 라일락 그늘 아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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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상한나라 작성일16-04-19 23:17본문
맑은 날
네 편지를 들면
아프도록 눈이 부시고
흐린 날
네 편지를 들면
서럽도록 눈이
어둡다
아무래도 보이질 않는구나
네가 보낸 편지의 마지막
한 줄
무슨 말을 썼을까.
오늘은 햇빛이
푸르른 날
라일락 그늘에 앉아
네 편지를 읽는다
흐린 시야엔 바람이 불고
꽃잎은 분분히 흩날리는데
무슨 말을
썼을까.
날리는 꽃잎에 가려
끝내
읽지 못한 마지막
그 한 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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