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나라
 
 
 
 
내가 좋아하는 시음악과 시와 사진으로 감성을 공유합니다.
 

조태진 님/ 상처난 것들의 향기

페이지 정보

작성자 이상한나라 작성일16-04-30 15:47

본문

빛나고 반듯한 것들은
모두 팔려가고
상처 난 것들만 남아 뒹구는
파장 난 시장 귀퉁이 과일 좌판

못다 판 것들 한 움큼 쌓아놓고
짓물러진 과일처럼 웅크린 노점상

잔업에 지쳐 늦은 밤차 타고 귀가하다
추위에 지친 늙은 노점상을 만났네

상한 것들이 상한 것들을 만나면
정겹기도 하고 속이 상하는 것

"아저씨 이거 얼마예요!"

"떨이로 몽땅 가져가시오!"


떨이로 한 움큼 싸준 과일들
남 같지 않은 것들 품에 안고 돌아와
짓물러져 상한 몸 도려내니

과즙 흘리며 흩뿌리는 진한 향기

꼭 내 몸 같아서 식구들 몸 같아서
한 입 배어 물다 울컥거렸네
한 입 배어 물다 울컥거렸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