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희 님 / 가을과 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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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상한나라 작성일16-04-30 15:57본문
하룻밤쯤
첼로처럼 살고 싶다
매캐한 담배 연기같은 목소리로
허공을 긁고 싶다
기껏해야 줄 몇 개로
풍만한 여자의 허리같은 몸통 하나로
무수한 별을 떨어뜨리고 싶다
지분 냄새 풍기는
은빛 샌들의 드레스들을
넥타이 맨 신사들을
신사의 허세와 속물들을
일제히 기립시켜
손바닥이 얼얼하도록
박수를 치게 하고 싶다
죽은 귀를 잘라 버리고
맑은 샘물을 길어 올리게 하고 싶다
슬픈 사람들의
가슴을 박박 긁어
신록이 돋게 하고 싶다
하룻밤쯤
첼로처럼 살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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