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생진 님 / 눈오는날 시를 읽고 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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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상한나라 작성일16-05-01 20:18본문
시 읽는건 아주 좋아
짧아서 좋아
그 즉시 맛이 나서 좋아
나도 그런 생각하고 있었어'하고
동정할 수 있어서 좋아
허망해도
좋고
쓸쓸하고 외롭고 춥고
배고파도
그 사람도 배고플
거라는
생각이 나서 좋아
눈 오는날 시를 읽고 있으면
누가
찾아 올 것 같아서 좋아
시는 가난해서 좋아
시쓰는
사람은
마음이 따뜻해서 좋아
그 사람과 헤어진 뒤에도
시 속에
그 사람이
남아 있어서 좋아
시는 짧아서 좋아
배고파도
읽고 싶어서 좋아
시 속에서 만나자는 약속
시는 외로운
사람과의
약속 같아서 좋아
시를 읽어도 슬프고 외롭고
시를
읽어도 춥고 배고프고
그런데 시를 읽고 있으면
슬픔도 외로움도
다
숨어 버려서 좋아
눈오는 날 시를 읽고 있으면
눈에 파묻힌
집에서
사는 것 같아서 좋아
시는 세월처럼 짧아서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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