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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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왕노 님 / 너가 나를 자작나무라 부를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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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상한나라 작성일16-05-22 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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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가 나를 자작나무라 부르고 떠난 후 
난 자작나무가 되었다 
누군가를 그 무엇이라 불러준다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때로는 위험한가를 알지만 
자작나무니 풀꽃으로 부르기 위해 
제 영혼의 입술을 가다듬고 
셀 수 없이 익혔을 아름다운 발성법 
누구나 애절하게 한 사람을 그 무엇이라 부르고 싶거나  부지만 
한 사람은 부르는 소리 전혀 들리지 않는 곳으로 흘러가 거나 
세상 건너편에 서 있다 

우리가 서로를 그 무엇이라 불러준다면 
우리는 기꺼이 그 무엇이 되어 어둑한 골목에 
환한 외등이나 꽃으로 밤새 타오르며 기다리자 
새벽이 오는 발소리를 그렇게 기다리자 
네가 나를 자작나무라 불러주었듯 
너를 별이라 불러주었을 때 캄캄한 자작나무숲 위로 
네가 별로 떠올라 휘날리면 나만의 별이라 고집하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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