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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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향 님 / 내 사람에게 쓰는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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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상한나라 작성일16-09-09 13:35

본문

바람은 어디서 불어와서 어디로 가는지
알 수 없는 안개 같지만
거리에 홀로 서면
우울한 하늘과 만나는
숱한 가슴속의 바람들

아스라이 먼 별빛 호수에 다가서고
살얼음진 물위로 가만히 스쳐 가는
여린 나목(裸木)의 헤진 옷자락 소리

차가운 볼 보다 더 아린 살결로
서늘한 옷깃을 더듬는 어둔 몸짓이여
달무리 시리게 방황하는 길 저편으로
외로운 웃음 날리며 사라지는
그 사람 같구나

검은머리 검은 눈썹 눈부시게 그리울 날
그 시간
그 때에
풀어진 이 마음 여기 눕히고
조용히 기다릴까나

숱한 밤과 낮을 지나
새벽 물방울이 굳어 돌이 될지라도
바람이 시작되는 곳
바람이 끝나는 곳
거기서 거기서 기다릴까나
그대 내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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