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훈 님 / 끈 없는 브래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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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상한나라 작성일16-02-09 11:32본문
우주를 돌다 떨어진
한 알의 씨앗이
두 송이의 꽃으로 피었고
천 개의 눈들이 모여 있어도
알아차릴 수 없는
움직임으로
소리없이 그렇게 피었다
희미한 촛불같은 햇살 속에서도
차마 부끄러워 숨어서 웃는 꽃
만져달라는 말 한
마디도
그렇게 어려웠다
낯선 바람에
꽃봉오리 떨어질까 두려워
질끈 붙들어 매어 두었다가
사랑 찾아오는
날
풀어주기를 기다리는 마음인데
누가 만들었는가 끈 없는 브래지어
그 것은 틀림없는 발명가의 실수였다
스스로 풀기에는 너무
부끄러운
그 마음을 미처 알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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