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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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준 님 / 낡은 사진첩을 보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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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상한나라 작성일17-03-13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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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사진첩을 보다가
한때 사랑이었던 그대를 생각한다
아무리 생각해도 사진첩만큼
낡아있는 그때의 기억들이
아직도 흑백필름에 담겨 소리 죽여 돌아가는 것은
지금도 널 사랑하기 때문일까?

왜 그랬을까
그 후의 그리움을 어쩌려고 그렇게 조급했을까
어쩌면 그대도 날 사랑했으리란 믿음이
아직도 내 마음 한 구석 꺼지지 않는 불씨로 남아 있어
우리 돌아서던 날 쏟아 붓던 비는
지금도 너를 데리고 내게로 내리고
작은 손 언제라도 들어와 쉬던
내 주머니 안의 아직도 빈방으로 남아 있어
너는,타인의 방안에서도 따뜻함을 느끼는가
낯선 거리를 걸을 때에도
문득문득 너의 실루엣이 필름에 담기는 건
아직도 널 미워하기 때문일까

어쩌면
낡은 사진첩이 더 낡을 때쯤
너와의 사랑도 그만큼 더 낡아질 수 있을까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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