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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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사인 님 / 바짝 붙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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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상한 나라 작성일18-02-21 2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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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굽은 허리가
신문지를 모으고 상자를 접어 묶는다
몸빼는 졸아든 팔순을 담기에 많이 헐겁다
승용차가 골목 안으로 들어오자
벽에 바짝 붙어 선다
유일한 혈육인양 작은 밀차를 꼭 잡고


저 고독한 바짝 붙어서기
더러운 시멘트벽에 거미처럼
수조 바닥의 늙은 가오리처럼
회색벽에 낮고 낮은 저 바짝 붙어서기


차가 지나고 나면
구겨졌던 종이같이 할머니는
천천히 다시 펴진다
밀차의 바퀴 두개가
어린 염소처럼 발꿈치를 졸졸 따라간다.


늦밤에 그 방에 켜질 헌 삼성테레비를 생각하면
기운 싱크대와 냄비들
그 앞에 서있을 굽은 허리를 생각하면
목이 메인다.
방 한 구석 힘주어 꼭 짜놓은 걸레를 생각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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