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나라
 
 
 
 
내가 좋아하는 시음악과 시와 사진으로 감성을 공유합니다.
 

김경훈 님 / 겨울이 있는 풍경 속으로

페이지 정보

작성자 이상한 나라 작성일18-03-19 10:17

본문


여자여
나를 데리고 어디로던 좀 가자
연신 뺨을 후려갈기는 바람이 부는 곳으로
아니면 한달음에 달려와 가슴을 파고드는
겨울바다 파도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너와 동행하여 전신이 빨갛게 물들도록
사랑의 매를 맞아보고 싶구나
땅에 내려앉고 싶은 별들이 요동을 치는 밤이면
접근금지의 표식처럼 둘러처진
네 가슴의 두 봉분을 열고
죽은 듯 하루쯤은 잠들고 싶다
여자여 가슴이 아름다운 여자여
잊은 듯 살아온 사랑의 기억들이
낙엽처럼 뒹구는 날이면
나의 손을 잡아끌어서라도 어디로던 좀 가자
단단하게 묶인 밧줄만 끊으면
부드럽게 떠내려갈 것 같은 마음인데
왜 우리는 쉽게 떠나지 못하는가
여자여
우리 어디론가 함께 떠나자
겨울이 있는 풍경 속으로
허물을 벗어놓은 매미처럼 함께 떠나
앵앵거리며 단 하루만이라도 뜨겁게 울다오자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