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나라
 
 
 
 
내가 좋아하는 시음악과 시와 사진으로 감성을 공유합니다.
 

서정윤 님 / 어떤 비

페이지 정보

작성자 이상한나라 작성일16-02-09 11:44

본문

죽음조차 열차 위를 지나는 바람인 것을

좀더 용기 없이 허물어져버린

이 밤을, 비는 적시고 있다.

까만 기억 속의 밤

잃어버린 그 흔적은 되찾을 수 없고

그것을 알지라도

헤매이지 않으면 미칠 것 같은

두려움이 나를

빗속에 씻고 있다


비가 내린다

우리가 살아 있듯이 비가 내린다

그 밤은 내가 아니다

되돌아볼 수도 없는 자신의 황혼

그 눈물의 침묵 속에서

그러나 내리는 건

굳게 닫혀진 인간의 절벽들

스스로 초라함만 던지고 있다


빗속에서 영혼의 소리가 살아난다

- 허무속에서 자신을 사랑하여라

절망하면서

더욱 자신을 지켜야 한다.

도저히 숨을 수 없는 그 소리에

몸서리치며 자신의 삶을 확인하고

비에도 씻겨지지 않는 이마의 표식에 도전하며

가끔은 밤이 낯설듯

살아 있음이 생소할지라도

우리는 살아야 한다.

나에게는 용서할 아무것도 없기에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