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림 님 / 1999년 2월 3일 아침 04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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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상한나라 작성일16-02-12 13:25본문
나는 절망한다
아니, 절망도 아닌 그 무엇
어머니는 새벽기도를 나가시고 나는,
갈수록 흐려지는 눈을 헤집으며
여기 앉았다
이빨을 지그시 짓누르는 삶은 회한들
그러고도 모자란 듯 호흡은 갈수록 나를 괴롭힌다
시를 쓰는
자들의 영특함, 혹은 영악함
자신과의 어떤 축, 혹은 성을 구축하려는 모습이
눈을 감고 그 눈 속이 쓰릴 만큼
아프다
나는 꿈을 이루었다
이것으로 되었다
시인이 되고 싶었을 따름이지 시인으로서 굳이
어떤 말을
하고 싶지 않았다
등단을 거치면
곧 그 심사 위원인 시인 분-(평소에도 난, 너무 그분들을
존경해 왔다. 그래서 그분들의 말씀, 즉 시만으로도 가슴이
벅찼다. 더군다나 그런 분들이 내시를 읽고 직접 뽑으셨다
는데야...)-들을 찾아뵈어야 한다는 것도 마음속의 모를
집이었다. 천천히 나중에 찾아뵈었어도 좋았을
것을...
힘이 든다
여지껏 시와 내가 지녀왔던 경계심,
혹은 긴장감들이한꺼번에 용해되면서 나는
밤낮으로 죽지 않을 만큼만 술을 먹었고 그 술에 아팠다.
생각해 보라
35년을 아니, 거기에서 10년을 뺀
나머지의 생애를
한사람이 시로 인해서 피폐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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