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임 님 / 담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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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상한나라 작성일16-02-12 13:38본문
내겐 허무의 벽으로 보이는 것이
그 여자에겐 세상으로 통하는
창문인지도 몰라
내겐 무모한 집착으로 보이는 것이
그
여자에겐 황홀한
광기인지도 몰라
누구도 뿌리내리지 않으려는 곳에
뼈가 닳아지도록
뿌리내리는 저 여자
잿빛
담장에 녹색의 창문들을
무수히 달고 있네
질긴 슬픔의 동아줄을 엮으며
칸나꽃보다 더 높이 하늘로 오르네
마침내 벽
하나를
몸 속에 집어넣고
온몸으로 벽을 갉아먹고 있네
아, 지독한 사랑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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